상추 대신 청양고추 내놓는 식당들…"더 달라할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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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2만원 하던 상추 한 박스 10만원 넘었다
자영업자 사이에서 확산하는 '슈링크플레이션'
물가 급등에 양 줄이고 재료 바꾸고…"고육지책"
경기 고양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식당 주인 김모 씨(40)는 최근 손님이 삼겹살을 주문하면 함께 제공하던 상추를 식탁에서 없앴다. 메뉴판에는 "개별적으로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상추를 제공하겠다"고 기재했다. 함께 주던 당근, 풋고추 등 채소도 청양고추로 대체했다. 청양고추는 매운 맛이 강해 고객들이 많은 양을 섭취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다.
고육지책인 셈이다. 김 씨는 “올 초까지 한 박스(4㎏)에 2만원 안팎이던 상추 값이 10만원을 넘어섰다”며 “추가로 채소나 반찬을 요청할 때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정도다. 따로 상추를 여러 번 달라는 고객에게는 차마 못 준다는 말을 할 수 없어 ‘재고가 다 떨어졌다’고 사과하곤 했다”고 말했다.
전반적 물가가 뛰는 데다 폭염과 장마까지 이어지면서 폭등한 채솟값에 자영업자들이 고민에 휩싸였다. 식당가에선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 퍼지는 추세다. 슈링크플레이션이란 슈링크(shrink·줄이다)와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의 합성어로 물가 상승에 음식값을 올리는 대신 손님에게 내놓는 반찬 구성 등을 줄이거나 저렴한 품목으로 바꾸는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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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장마철 후에도 한동안 채소 가격이 안정화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 장마가 길어지는 데다 올여름 폭염이 예상돼 농산물 수급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 폭염이 계속된 2018년에도 잎채소를 비롯해 과일이 화상이나 병충해 피해를 입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작황 부진은 수확량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추석 전까지 채솟값이 안정화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고객들도 메뉴 양과 토핑의 가짓수가 줄어들었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 배달 음식점들의 메뉴에도 ‘채소 추가’ 항목을 생겨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늘었다. 취업준비생 박모 씨(24)는 “최근 집 근처에서 냉면을 포장했는데 평소 제공하던 단무지가 사라졌다”며 “따로 비용을 주지 않으면 반찬을 안 주고 나무젓가락도 요청할 경우에만 준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 씨는 “식당들이 비용을 줄이려고 하는 걸 체감했다”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http://naver.me/xMbVIL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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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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