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손에 대용량 커피…"싸고 덜 졸려서" 매일 사먹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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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 "학원 근처에 저가 커피를 파는 카페가 4군데 정도 되거든요. 마시면 확실히 수업 들을 때 덜 졸려서 자주 사 마셔요."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에서 만난 중학교 3학년 황모(15)양은 2학기가 되면서 수면시간을 4시간으로 줄였다. 목표로 하는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른 저녁을 먹고 학원에 가면 눈꺼풀이 무거워서 수업 전이나 쉬는 시간에 학원 앞 카페에서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사 마시는 게 일상이 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사 먹기 시작한 커피가 지금은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돼버렸다.
황양은 "다니는 학원 앞에 워낙 저렴하게 커피를 파는 곳이 많다 보니 처음에는 호기심에 사 마셨다가 이제는 하루에 두어 잔은 마신다. 중독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학 경시대회를 준비하며 오후 10시까지 학원 수업을 듣는 중1 윤모(13)군도 요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대용량 커피를 한 잔씩 사마신다고 했다.
윤군은 "학원 수업이 밤늦게 끝나는데 졸리면 버티기 힘들어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며 "달달한 게 당겨서 오늘은 카페 모카를 샀다"고 웃으며 말했다.
윤군은 "집에 가서 잠을 못 잔다거나 그런 증상을 겪은 적은 없지만 심장이 '쿵쿵' 빠르게 뛸 때는 있다"면서도 "그래도 학원 쉬는 시간에 빠르게 내려와 살 수 있고 효과가 있는 것 같아 자주 사 마신다"고 했다.
아이스라떼를 손에 들고 있던 중1 이모(13)양은 "요즘엔 (학교 주변에) 떡볶이집보다 'XX커피' 같은 카페가 훨씬 많다"며 "학교에서 커피 음료를 안 판다고 해서 (학생들이) 커피를 안 마시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직장인으로 붐비는 도심이나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는 물론이고 학교 인근과 학원가 곳곳에도 저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들어서면서 청소년의 카페인 과다 섭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쟁적으로 매장이 들어서 어디서든 찾을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찾는다는 게 청소년들 얘기다.
커피나 에너지드링크 등 대표적인 고카페인 식품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현행법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고카페인 음료는 100ml당 카페인 15㎎ 이상을 함유한 음료다. 식약처에 따르면 청소년 및 어린이는 체중 1㎏당 카페인 2.5㎎ 이하가 최대 섭취 권장량인데 몸무게 50㎏ 청소년의 카페인 최대 일일 섭취 권고량은 125㎎이다.
한 저가 커피 브랜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20oz(약 600ml)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카페인 함유량은 204.2㎎이다. 상당수 초중고교생으로서는 한 잔만 마셔도 최대 섭취 권장량을 훌쩍 넘기게 되는 것이다.
http://naver.me/FC4Na4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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